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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소마(2019), 한여름 강렬한 햇살 속에서 벌어지는 공포물 본문

영화 리뷰

미드소마(2019), 한여름 강렬한 햇살 속에서 벌어지는 공포물

이탠저린 2021. 11. 11.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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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이탠저린입니다. 제 글은 리뷰라 하긴 좀 부족하고, 오히려 개인적인 감상문에 가깝습니다.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제 블로그에 들어오신 분들께 제 부족한 감상문이 모쪼록 약간의 '다채로움'을 드렸으면 합니다. 저 역시 다양한 분들의 영화 감상문을 통해 영화를 다각도에서 즐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

 

개성 넘치는 감독, 아리에스터

미드소마 아리에스터
미드소마의 감독 아리 에스터

요즘 영화계에서 가장 핫한 인물 중 한 명은 아마도 영화 감독 아리 에스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설사 여러분이 이 감독의 이름을 잘 모른다고 하더라도 그의 작품명을 들으면 익숙하실 거란 생각이 드는데요, '미드소마'와 '유전'이 바로 그의 작품들입니다. 특히 인터넷을 많이 하는 젊은 세대 분들이라면 각종 커뮤니티나 유튜브 채널에서 이 영화에 대해 극찬을 하거나 질색하는 반응들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저 역시 그렇게 이 영화에 대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죠.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공포물인 '미드소마(Midsommar)'에 대해 정리해보려 합니다. 

 

(※ 참고로 제 글에는 제 주관적 의견과 함께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줄거리 소개가 나와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등장인물

압도적인 존재감, 연기력을 갖춘 플로렌스 퓨

이 영화의 주연은 이미 여러 작품에서 탁월한 연기력과 카리스마를 보여준 플로렌스 퓨입니다. 전 이 미드소마라는 작품을 통해 그녀에 대해 알게 되었고, 곧 팬이 되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그녀는 여느 20대 어린 여성들처럼 평범하고도 섬세한 모습은 물론, 가슴속 아물지 않은 상처를 부여잡고 고통을 견뎌내려는 모습을 훌륭하게 소화해냈습니다. 그녀가 연기한 '대니'는 심리학을 공부하는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공부도 하고 연애도 하는 평범한 20대 여성이지만, 극심한 우울증을 겪고 있는 동생 걱정에 늘 불안함을 떨치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니 본인도 모르게 남자친구에게 자주 의지하게 되었고, 본인조차도 남자친구를 너무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합니다.

 

  '대니'의 대학원생 남자친구 '크리스티안'은 이런 여자친구 곁에 남아있긴 하나, 사실 이미 마음이 뜬 상태입니다. 이 친구가 원하는 것은 그저 달콤한 연애입니다. 친구들은 그녀를 떠나라고 조언하지만, 여자친구에 대한 미안함 때문인 것인지 아니면 나쁜 사람이 되기 싫은 것인지 이별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크리스티안'에겐 친구들인 '펠레'와 '마크' 그리고 '조쉬'가 있습니다. 이 친구들은 대학원에서 만나 친해진 사이로, 모두 인류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논문 주제를 고민하던 중 스웨덴에서 성장한 '펠레'의 제안으로 그가 자랐던 마을로 함께 가서 하지 축제를 즐기기로 합니다. 논문 자체에만 집중하는 '조쉬' 같은 친구도 있지만, '마크' 같은 경우엔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느낌이네요.

 

호르가 마을로의 초대

미드소마
호르가 마을에 도착한 대니 일행

 '대니'는 극심한 우울증을 겪던 동생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결국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큰 상실 속에서 고통을 겪게 됩니다. 동생은 물론, 부모님까지 다 잃게 된 그녀는 큰 충격 속에서 남자친구에게 기대 간간이 버티고는 있으나 어딘가 모르게 그녀의 남자친구는 자꾸 그녀를 서운하게 만듭니다. 남자친구가 일언반구도 없이 대학원 친구들과 스웨덴으로 갈 계획을 짜고 있었던 것이 한 예입니다. 아마 '크리스티안'은 '대니'에게는 대충 둘러대고 몰래 스웨덴에 가서 즐기다 올 생각이었을 겁니다. 온 가족을 잃고 실의에 빠진 여자친구를 차기엔 타이밍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인간적으로 너무 매몰찬 일이니까요. 그저 적당히 여자친구와 거리는 두면서, 즐길 건 즐기고 오자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자친구가 중간에 이 계획을 알고 매우 서운해하자 그는 여자친구에게 스웨덴에 함께 가자고 제안합니다. 물론 예의상 건넨 말이었으나, 놀랍게도 여자친구인 '대니'는 이를 승낙합니다.

 

  기대치 않은 그녀의 스웨덴행 합류에 대학원 동기들의 반응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으나, 의외로 '펠레'는 '대니'의 합류를 매우 환영합니다. 그리고 꽤나 적극적으로 그녀의 아픔에 공감하려는 모습을 보이죠. 아직 아픔에서 회복되지 않은 그녀는 겉으로는 덤덤한 척하고 있으나 가족 이야기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슬픔을 꾹 눌러 참고 있다가 혼자 있을 때 종종 감정을 터트려 버리는 대니의 모습을 영화 내내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스웨덴에 도착한 대니 일행은 차를 타고도 한참을 운전하여 도심과 멀리 떨어진 호르가 마을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공동체 마을로, 앞서 설명한 것처럼 '펠레'가 성장한 곳입니다. 마을에는 대니 일행 외에도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관광 등을 이유로 도착해 있었고, 외부인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곳의 백야 현상과 자연의 아름다움이 주는 색다른 분위기에 매력을 느낍니다. 

 

 

90년에 한번 열리는 9일 간의 축제, 미드소마

미드소마
이게 정말 축제인가요

 자연과 어우러진 공동체 생활양식을 잠시 맛보며 축제를 즐기려던 찰나, 대니 일행은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게 됩니다. 마을의 문화와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반인륜적이며 비상식적인 일들이 축제의 일부분으로 행해졌기 때문입니다. 인류학을 전공 중인 대니 일행(물론 대니를 제외하고)은 역설적이게도 이 모든 일들을 애써 한 문화로서 받아들이며 호르가 사람들의 주장(모든 것은 호르가의 전통이며, 우린 우리만의 논리가 있다는 이야기)에 동조합니다. 흥미로운 논문을 위해서였을까요? 아니면 내가 사는 현실과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는 비현실적 일들이기에 철저히 관찰자 입장을 고수할 수 있었던 걸까요? 

 

미드소마
은근하게 접근하는 펠레의 속셈은?

  게다가 이 마을은 일종의 마약성 허브를 섭취하는 것에 매우 관대합니다. 그들은 손님에게 이 허브류를 참 쉽게도 권합니다. 약이 주는 몽롱함과 함께 문화의 상대성이라는 명목하에 어디까지 이 비상식적인 상황에 수긍하고 이해해야 하는 것인가에서 오는 혼란스러움, 점점 더 무심해지는 남자친구, 그리고 자꾸만 마을에서 사라지는 사람들 속에서 '대니'는 상처의 회복은커녕 고통이 배가 됨을 느끼게 됩니다. 다 무너질 것 같았던 이때, 이상하게만 보였던 호르가 사람들과 남자친구의 대학원 동기인 '펠레'는 '대니'의 마음속에 서서히 접근하는데요. 과연 '대니'에겐 어떤 일이 앞으로 펼쳐질까요?

 

 

이전에는 느껴볼 수 없었던 새로운 차원의 공포 영화

미드소마
영화 미드소마의 분위기를 잘 담아낸 이미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 영화가 너무 예뻐서 좋아합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전 이 영화의 아름다움에 빠졌습니다. 자연, 신화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호르가 마을 사람들의 독특한 의식주 생활 양식이 색달랐고, 이에 완벽하게 압도당한 느낌입니다. 심지어는 이 마을에 한번 가보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축제에 참여하는 것은 사양합니다!) 괴기스럽고 잔인한 영화인 건 사실입니다만, 시종일관 밝고 아름다운 호르가 마을을 배경으로 이뤄지는 스토리이다 보니 그 충격의 정도가 약해진 느낌이랄까요.  

 

  단, 손님들에게 정체를 알 수 없는 약초를 권하던 호르가 사람들에게 저 역시 당하기라도 한 듯 기분이 매우 묘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분명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끔찍한 일들을 인식하고 있고, 이 끔찍함 속에서 벗어나야 되는 것이 맞긴 하지만, 알 수 없는 묘한 힘에 의해 허우적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아마 이 영화를 통해서만 체험할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일 것입니다.

 

미드소마
이렇게 예쁜데 공포영화라구요?

  특히나 주인공 '대니'가 축제 도중 호르가의 젊은 여성들과 함께 '죽음의 춤'을 추는 장면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로, 꼭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합니다. 중독적인 배경음악을 뒤에 두고 여성들이 쓰러질 때까지 춤추는 장면은 정말 위험하고도 매혹적인 느낌을 한껏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분위기를 가장 잘 담아낸 장면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 대한 평들을 쭉 살펴보니 어떤 사람들은 이 영화를 힐링 영화라고도 하고, 기분을 한껏 나빠지게 만드는 잔인한 고어 영화라고도 합니다. 아리 에스터 감독의 말에 의하면 이 작품은 연인과 헤어진 이후 쓰기 시작한 작품이라고도 하니 이 같은 배경을 알고 보면 또 다른 작품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에게 있어 이 영화는 극호 작품입니다. 취향에 따라 호불호는 있을 수 있겠으나 흥미로운 영화임에는 분명하니 부디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시고 색다른 체험을 해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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