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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동사니
독일의 한 가정에서 남자아이가 태어납니다. 히틀러의 생일이기도 했던 그날, 아기는 랍비의 축복 기도 아래 유대교 의식 중 하나인 할례를 받습니다. 할례를 받는 그 순간부터 아이는 진정한 유대인으로 규정되며, 유대인으로서 정체성이 뿌리 깊이 자리 잡기 시작합니다. 유대인이라면 응당 하는 이 할례가 이 아이의 삶을 얼마나 고통스럽게 하게 될지 이때만 해도 아무도 몰랐습니다. 오늘은 전쟁의 폭풍우가 몰아치던 유럽, 가족과 흩어져 홀로 남게 된 10대 유대인 소년이 살아남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 '유로파 유로파'를 포스팅해보려 합니다. 놀랍게도 이 영화는 허구가 아니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나치 치하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실제 인물 솔로몬 페렐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영화보다 더한 한 인간의 ..
흔히들 한 집 걸러 한 집에서 이혼을 한다고들 합니다. 보수적인 한국의 분위기와는 달리, 이혼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도 하죠. 그럼에도 여전히 이혼에 대해서는 쉬쉬합니다. 하지만 세상이 많이 달라지긴 했는지 요즘 TV와 드라마 세계에는 소위 '돌싱(돌아온 싱글)'들이 주인공인 작품이 많습니다. 가능하면 이혼을 피하는 게 좋겠지만, 피할 수 없다면 할 수밖에 없다는 것, 해도 세상의 끝이 아니라는 분위기가 점차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죠. 물론 이혼에는 수많은 것들이 얽혀 있습니다. 두 부부 사이에 아이라도 있다면 이혼은 더욱더 어려워집니다. 이혼을 한다고 더 극적으로 상황이 좋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혼을 통해 더 굳건해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낸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넷플릭스 영화 '결..
전 불안한 심리상태일 때 종종 같은 내용의 꿈을 꾸는데요, 그것은 제가 끔찍이도 싫어하거나 무서운 누군가가 제 집의 문을 열고 들어오려는 꿈입니다. 누군가가 들어오려고 하는 순간 저희 집 문을 보면 잠금장치는 헐거워져 있거나 문 자체가 약해져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저는 손잡이를 잡고 어떻게든 문을 열지 못하게 하려고 아등바등하게 되고, 스트레스는 절정에 달합니다. (다행히 누군가가 집에 아예 들어온 적은 없고, 문을 열려고 공포감을 준 게 전부였습니다.) 지극히 안전해야 될 나의 공간에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침범하려는 것만큼 불쾌하고 무서운 공포는 없습니다. 이번 영화는 바로 그 공포감을 극대화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몸서리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 이 영화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전 10대 중반 시절 '안네의 일기'를 책이 닳고 닳도록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더 어렸던 초등학생 시절에도 이 책을 접했던 적이 있습니다만 그땐 이 일기가 가진 무게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머리가 큰 10대 중후반 시절, 다시 읽어본 이 일기는 단순 사춘기 소녀의 일기장이 아니라, 생존 기록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아주 까마득한 옛날도 아니고, 문명화된 1930~40년대 유럽에서 한 국가가 공권력을 이용하여 특정 민족을 말살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것인가?' 홀로코스트에 관심을 갖게 된 이후 전 꽤 많은 홀로코스트 영화를 찾아보았는데요, 그중에서도 이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이란 영화는 감정적 소모가 매우 컸던 영화입니다. 정말 두 번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이번에 포스팅할 영화 디센트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공포영화 중 하나입니다. 2005년 개봉했지만 16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씩 생각나면 볼 정도죠. 동굴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인간을 뜯어먹는 괴물들과 마주해야 하는 공포감과 긴장감이 압권이며, 무리 내 인물들의 감정선과 행동들이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다는 점이 이 영화의 장점입니다. 악령에 씌인(?) 동굴 골룸들과의 사투가 인상적인 영화 '디센트', 한번 알아볼까요? 위태로운 여행길의 시작 사라, 주노, 베스, 레베카, 샘은 친한 친구들입니다. 특히나 이 친구들은 리프팅과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를 함께 즐기며 좋은 시간을 보냅니다. 여느 때와 같이 친구들과 물가에서 신나는 시간을 보낸 사라는 남편, 딸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던 중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해 가족..
뭔가 화려하고 멋진 일들은 늘 그것을 감당할 만큼의 강한 멘털과 자신감이 있는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미국 코미디 영화 '스파이'의 주인공 수잔 쿠퍼는 CIA에서 근무하는 유능한 인재이나 늘 자원해서 내근직으로 일합니다. 마음 한편으론 현장에서 화려하게 근무하는 것을 꿈꾸면서 말이죠. 하지만 그녀는 현장에서 근무하는 동료인 브래들리나 카렌처럼 멋진 외모도, 정신력도, 자신감도 없는 것 같기에 미리 포기해버립니다. 특정 일을 계기로 현장에서 근무하겠다고 마음먹은 그녀에게 주변에선 응원은커녕 비웃었을 뿐이죠. 하지만 그녀는 보란 듯이 현장 요원으로서도 잘 해낼 수 있음을 보여줬고,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하지만 이런 극적 상황은 현실에선 매우 드물고, 보통의 ..